AI로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커질수록
AI 덕분에 다시 해볼 자신이 커졌습니다. 그 확신이 어디까지 근거를 갖고 있는지, 계속하는 동안 무엇을 바꿀 수 있는지 돌아봅니다.
AI를 쓰면서 예전보다 덜 막힌다고 느낍니다. 실행할 방법을 몰라 미뤘을 일도 시도해보게 됩니다. 잘되지 않으면 다른 방법을 찾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계속할 자신이 생긴 것은 반갑습니다. 그런데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는 여전히 어렵습니다.
저는 사업의 방향을 바꾼 적은 있지만, 사업을 그만두지는 않았습니다. 더 해본 뒤에 풀린 일도 있어서, 처음 정한 기준에 못 미쳤다는 이유만으로 멈추기는 어렵습니다. AI가 생긴 뒤에는 그 마음이 더 강해졌습니다.
실제로 시도에 드는 시간과 비용이 줄었다면 한 번 더 해볼 이유가 있습니다. 다만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커질수록, 제가 무엇을 믿고 있는지는 따로 살펴보고 싶습니다.
계속하는 동안 바꾼 것들
그만두지 않았다고 말하면 같은 일을 끝까지 밀고 온 것처럼 들립니다. 하지만 방향을 바꿨다는 말에는 이전의 선택 중 일부를 내려놓았다는 뜻도 들어 있습니다. 사업을 이어가는 동안, 사업을 하는 방법은 달라졌습니다.
잘 풀린 일을 돌아볼 때도 버틴 시간과 바꾼 방법을 함께 봐야겠습니다. 그 과정을 전부 “포기하지 않아서”라고만 기억하면, 다음에도 무엇을 바꾸며 계속해야 하는지는 남기기 어렵습니다.
2024년 논문 A scientific approach to entrepreneurial decision-making: Large-scale replication and extension은 759개 기업을 포함한 네 차례 무작위 대조실험을 분석했습니다.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접근을 가르친 집단에서는 사업 아이디어의 중단이 늘었습니다. 이는 개별 아이디어에 관한 결과이며, 창업 자체를 언제 그만둬야 하는지 알려주는 연구는 아닙니다.
저는 여기서 계속하는 동안에도 선택을 고칠 수 있다는 점을 가져오고 싶습니다. 사업을 이어가기로 했더라도 이번 기능은 만들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해온 일을 모두 유지해야 계속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만들 자신과 고객의 반응
“만들 수 있다”, “잘되지 않으면 고칠 수 있다”, “고객이 원할 것이다”. 평소에는 모두 할 수 있다는 한마디로 말하지만, 확인할 것은 각각 다릅니다.
앞의 두 가지는 직접 만들고 고쳐보며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은 고객에게서 근거를 얻어야 합니다. 다시 찾는지, 돈을 내고도 이용하려 하는지는 제가 얼마나 잘 만들 수 있는지와 별도로 봐야 합니다.
가령 서비스를 내놓았는데 다시 사용하는 사람이 적다고 해보겠습니다. 기능이 부족할 수도 있고, 해결하려는 불편이 별로 크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AI는 개선안을 제안할 수 있지만, 어느 설명이 실제 고객에게 맞는지는 그 제안만으로 알 수 없습니다.
기능을 하나 더 붙일 수 있다는 이유로 바로 만들면, 제품은 달라져도 고객이 떠난 이유는 모를 수 있습니다. 이때 다음 시도는 사용을 멈춘 사람에게 이유를 묻는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2025년 논문 The Impact of Generative AI on Critical Thinking: Self-Reported Reductions in Cognitive Effort and Confidence Effects From a Survey of Knowledge Workers은 지식노동자 319명을 설문했습니다. 해당 과업에서 AI에 대한 신뢰가 높을수록 비판적 사고를 덜 한다고 보고하는 경향이 있었고, 자신의 역량에 대한 자신감은 더 많은 비판적 사고와 관련됐습니다. 자기보고 설문이므로 인과관계를 입증한 결과는 아닙니다.
이 구분을 제 상황에 적용하면 질문이 생깁니다. AI가 제안했으니 괜찮을 것이라고 믿는지, 직접 시험하고 고칠 수 있다고 믿는지. 후자의 자신감이라면 지금 방법의 문제를 확인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겠습니다. 다른 길을 찾을 수 있다고 믿는 만큼, 현재의 선택을 바꿀 여지도 남겨두고 싶습니다.
다음 시도는 무엇이 달라질까요
함께 하는 일에서는 동료의 시간도 생각해야 합니다. 제가 AI로 초안을 빨리 만들어도, 누군가는 검토하고 고객에게 설명하고 운영을 맡아야 할 수 있습니다. 만드는 시간이 줄었다고 그 뒤의 일까지 모두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다른 의견이 다음 행동을 바꿀 수 있는지 보려고 합니다. 고객의 설명 때문에 기능의 순서를 바꿀 수 있는지, 동료의 우려 때문에 이번 주에 할 일의 양을 줄일 수 있는지. 계속하기로 했어도 조정할 수 있는 것은 많습니다.
기준도 여기에 쓸 수 있습니다. 기대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면 같은 방식으로 더 해볼 근거가 있는지, 방법을 바꿔야 하는지 살펴봅니다. 확인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면 무엇을 기다리는지, 언제 다시 볼지 정해둘 수 있습니다.
목표 자체를 바꿔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때는 처음에 무엇을 기대했고 어떤 사실 때문에 바꾸는지 남겨두려 합니다. 그래야 결과가 나올 때마다 잘됐다고 부를 조건만 바꾸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수 있습니다.
전에 쓴 AI로 할 수 있는 일은 늘었는데, 왜 시작은 어려울까요에서는 작게 행동하며 주도성을 연습하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시작한 뒤에는 그 행동에서 얻은 정보가 다음 선택에 들어갔는지도 볼 차례입니다.
AI 덕분에 커진 가능성은 반갑습니다. 그 기대를 가지고 계속해보되, 다음 시도를 정할 때에는 이 질문에도 답해보고 싶습니다.
이번에 확인한 것 때문에 무엇을 바꿀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