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력서가 완벽해질수록 같이 일해본 사람이 비싸집니다
이력서와 면접 답변은 누구나 완벽하게 만들 수 있게 됐습니다. 남는 것은 만들기 어려운 것 둘, 같이 일해본 사람의 기억과 일하면서 남은 기록입니다. 지금 하는 일이 다음 일의 이력서입니다.
이력서와 면접 답변은 누구나 완벽하게 만들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러면 그 둘은 더 이상 사람을 증명하지 못합니다. 남는 것은 만들기 어려운 것 둘, 같이 일해본 사람의 기억과 일하면서 남은 기록입니다. 둘 다 이력서를 쓰는 날이 아니라 오늘 쌓입니다. 지금 하는 일이 다음 일의 이력서입니다.
제가 처음 쓴 이력서는 한 장이었습니다. 그때까지 겪은 것들을 편한 마음으로 쭉 늘어놓고, 그것으로 이야기 하나를 만들었습니다. 다듬지 않았고, 한 번에 붙었습니다. 운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그때는 그게 이상하지 않았습니다. 다듬어 줄 도구가 없었으니 다들 그 정도였습니다.
몇 년 뒤 인사팀에서 신입 지원 서류를 보는 자리에 앉았습니다. 서류가 전부 대단해 보였습니다. 다들 완벽해 보였습니다. 그러자 이상한 일이 생겼습니다. 구분이 안 됐습니다. 좋은 서류가 많아서 고르기 어려운 것이 아니라, 전부 좋아서 서류가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게 된 것입니다. AI 가 이력서를 다듬어 주기 전의 일입니다.
지원자가 포장한다, 회사가 완벽한 사람을 찾는다
미국 인사관리협회(SHRM)의 Hook, Line, and Skillfishing에 이런 장면이 있습니다. 최상위 과정에서 박사를 사 년 만에 마쳤고 논문으로 상까지 받은 사람을 뽑았는데, 입사 이후 엑셀을 못 연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서류에서는 완벽해 보였는데 일에서 다른 사람, 그것을 그들은 스킬피싱이라 부릅니다.
이 말에는 해석이 둘 따라옵니다. 하나는 지원자가 포장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회사가 완벽한 사람을 찾으니 포장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둘 다 누가 잘못했나를 묻습니다.
이 글은 그 질문을 하지 않습니다. 어느 쪽이 맞든 읽는 사람이 내일 할 일이 달라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서류와 면접이 원래 그만큼만 보여준다는 이야기입니다. 대신 이렇게 묻습니다. 포장이 쉬워진 뒤에, 무엇이 아직 나를 말해주고 있나.
신호는 만들기 어려워야 신호입니다
1973년의 논문 Job Market Signaling은 채용을 이렇게 봅니다. 회사는 뽑기 전에 그 사람이 얼마나 일을 잘하는지 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대신 볼 수 있는 것을 봅니다. 학위, 경력, 자격증. 이런 것이 신호로 작동한 이유는 그것이 능력을 만들어서가 아니라, 잘하는 사람에게 덜 비쌌기 때문입니다. 같은 학위를 따는 데 어떤 사람은 시간이 덜 들고 어떤 사람은 더 듭니다. 그 차이가 신호였습니다.
그러니 만들기 쉬운 신호는 신호가 아닙니다. 누구나 같은 값에 만들 수 있으면 그것은 사람을 가르지 못합니다. 인사팀에서 제가 본 것이 그것이었습니다. 서류가 전부 좋아지자 서류가 말을 멈췄습니다.
AI 는 그 일을 더 쉽게 만들었습니다. 2024년 상반기에 한 채용 플랫폼이 처리한 구인은 전년보다 7% 늘었는데 지원은 31% 늘었습니다 (Workday Global Workforce Report). 한 자리에 완벽한 이력서가 전보다 훨씬 많이 옵니다. 그 순간 내 이력서 문장은 나를 말해주지 않습니다. 내 것이 나빠서가 아니라 모두의 것이 좋아서입니다.
나쁜 소식만은 아닙니다. 이력서를 잘 못 쓰던 사람의 불리함도 같이 사라졌습니다. 제가 한 장으로 붙었던 것은 운이었지만, 이제는 문장을 못 쓴다고 떨어지는 일도 줄었습니다. 문장이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게 됐으니까요.
붙어 있는 것만 남습니다
면접도 같은 길을 갑니다. 2022년의 연구
Revisiting Meta-Analytic Estimates of Validity in Personnel Selection는
채용에 쓰는 도구들이 나중 성과를 얼마나 맞히는지를 다시 쟀습니다. 오래 믿어온 숫자들이
전부 낮아졌습니다. 구조화된 면접이 가장 나았는데, 그 면접으로 백 명을 뽑으면 일 년 뒤 잘하는 사람으로 판명된 것은 64명입니다.
아무나 뽑았을 때는 50명, 즉 14명 차이입니다. 경력 햇수로 뽑았을 땐 52명이라, 기준 없이 뽑을 때와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연차는 거의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습니다. 그 기간 동안 무엇을 했고 누가 그것을 아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무엇이 값을 갖는지는 자격증에서 보입니다. 미국 이력서 3,770만 건을 본 2025년 보고서 The Market Value of Non-Degree Credentials에서, 하는 일과 관련된 첫 자격증은 임금을 3.8% 올렸고 일과 무관한 자격증은 그 절반이 안 됐습니다.
그러면 남는 신호가 보입니다. 만들기 어렵고, 일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으며, AI 가 대신 만들어 줄 수 없는 것. 두가지가 보입니다.
같이 일해본 사람의 기억. 시간이 듭니다. 옮겨 적을 수 없습니다. 지금 저와 일하는 동료 넷은 공고로 뽑은 사람이 아닙니다. 공고는 낸 적이 없습니다. 전부 회사 또는 사회에서 같이 일해본 사람입니다. 저는 그 사람들의 이력서를 본 적이 없습니다. 그 사람들이 일하는 것을 봤습니다. 그 기억이 이력서 대신이었고, 이력서보다 나았습니다.
일하면서 남은 기록. 과제와 도구와 결과가 붙어 있는 기록입니다. 사다리의 첫 칸에서 그 셋을 적었고, 나눌수록 값이 오른다에서 기록이 밖으로 나갈 때 생기는 일을 적었습니다. 이 홈페이지와 소개가 이력서 한 줄보다 제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더 잘 말해줍니다.
지금 하는 일이 다음 일의 이력서입니다
이력서는 옮기는 날 씁니다. 그런데 이력서가 말을 멈춘 뒤에 남는 둘, 같이 일한 사람의 기억과 일의 기록은 옮기는 날 만들 수 없습니다. 지금 일하는 날에만 쌓입니다. 그래서 다음 일의 준비는 이력서를 다듬는 것이 아니라 지금 하는 일을 보이게 하는 것입니다. 같이 일하는 사람이 내가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 알게 하고, 결과에 내 과정이 붙어 남게 하는 것.
어디에도 못 가면 기록이라도 남기자는 말이 아닙니다. 반대입니다. 다음 기회는 공고보다 사람에게서 먼저 옵니다. 지금 팀이 그렇게 모였고, 이직도 대개 같이 일했던 사람의 한마디에서 시작됩니다. 그 한마디는 이력서를 읽고 나오지 않습니다. 같이 일한 시간에서 나옵니다. 지금 하는 일을 보이게 하는 것은 다음 자리를 미리 여는 일입니다.
회사 쪽도 같습니다. 회사도 공고에서 포장하고, 1998년의 분석 Effects of Realistic Job Previews on Multiple Organizational Outcomes에서 일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 회사에서 사람이 덜 나갔습니다. 양쪽 다 포장이 쉬워졌으니 양쪽 다 실물로 갑니다. 이제 회사들도 말합니다. 실제로 만든 과정을 보여주세요.
이번 주에 할 것 셋
- 이번 주에 한 일 하나를 한 문단으로 남깁니다. 무엇을, 왜, 어떻게 했고 결과가 무엇인지. 이력서 문장이 아니라 기록입니다. 누가 읽어도 그 일이 보이게 씁니다.
- 그 결과를 같이 일한 사람에게 보입니다. 내 일을 아는 사람을 한 명 늘리는 것입니다. 나중에 그 사람의 기억이 이력서보다 먼저 갑니다.
- 뽑는 자리에 서게 되면 한 가지만 더 묻습니다. 실제로 만든 과정을 보여주세요. 이력서가 완벽할수록 이 질문의 값이 오릅니다.
이력서는 다듬을수록 같아지고, 같이 일한 시간은 쌓일수록 달라집니다. 다음 일은 그 달라진 시간에서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