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행이 빨라질수록 목표는 더 자주 봐야 합니다
AI로 실행은 하루 단위가 됐는데 목표를 다시 보는 날은 1년에 두 번 그대로입니다. 바꿀 것은 목표를 세우는 주기가 아니라 다시 보는 주기입니다. 하루, 2주, 분기에 서로 다른 질문 하나씩을 두는 방법을 적습니다.
연초에 적은 목표가 있습니다. 중간점검은 여름에 한 번, 달성률은 연말에 봅니다. 그 사이에 AI가 들어왔습니다. 전에는 일주일 걸리던 분석이 오후에 나오고, 보고서 초안은 회의 전에 나옵니다. 실행은 하루 단위가 됐는데, 그 실행이 어디를 향하는지 보는 날은 1년에 두 번 그대로입니다. 이 글은 그 어긋남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목표를 더 자주 세우자는 말이 아닙니다. 더 자주 보자는 말입니다.
실행비용이 저렴해질수록 목표가 비싸집니다에서 틀린 목표가 버리는 양은 그 목표를 향해 움직인 실행의 양만큼이라고 적었습니다. 이 글은 그 다음 문장입니다. 버리는 양이 커졌으면, 틀렸다는 것을 알아채는 날도 당겨야 합니다.
자주 세우자는 처방이 먼저 나옵니다
목표 주기가 느리다는 진단이 나오면 처방은 대개 하나입니다. 1년에 한 번 세우던 것을 분기마다, 분기마다 세우던 것을 달마다 세우자. 주기를 잘게 쪼개면 실행 속도를 따라잡을 것 같아서입니다.
그런데 목표를 세우는 일은 비싼 일입니다. 무엇을 증명할지 고르고, 무엇을 고르지 않을지 적고, 그 목표에 이름을 걸 사람을 정하는 일입니다. 앞의 글에서 적은 대로 조직이 원래부터 잘 못하던 일이기도 합니다. 그 일을 달마다 하면 매달 그 비용을 치르고, 목표가 자주 바뀌면 그 목표를 향해 움직이던 실행이 매번 멈춥니다. 자주 세우는 회사는 목표를 따라잡는 것이 아니라 목표에 쫓기게 됩니다.
도널드 설과 찰스 설은 2018년 With Goals, FAST Beats SMART에서 목표를 세우는 주기와 꺼내 보는 주기를 갈라서 봤습니다. 그들이 조사한 관리자 대부분은 목표를 1년에 두 번 들여다본다고 답했습니다. 70퍼센트가 달마다 진척을 알고 싶다고 했지만 실제로 그렇게 받는 사람은 절반이 안 됐습니다. 그리고 분기로 세우느냐 연간으로 세우느냐는 핵심이 아니라고 적었습니다. 핵심은 세운 뒤에 그 목표가 일상의 대화에 얼마나 자주 올라오느냐입니다. FAST의 첫 글자가 그 말입니다. 자주 이야기하는 목표.
세우는 일과 보는 일은 다른 일입니다. 세우는 데는 넷이 한 방에 앉아 세 시간이 듭니다. 보는 데는 30분이면 됩니다. 실행이 빨라졌을 때 당겨야 하는 쪽은 비싼 쪽이 아니라 이쪽입니다.
빨라질수록 사람은 덜 봅니다
실행이 느릴 때는 1년에 두 번으로도 됐습니다. 틀린 방향으로 반년 동안 쌓이는 양이 많지 않았고, 실행 사이사이에 멈춰 서는 틈이 저절로 생겼습니다. 다음 일을 기다리는 동안 지난 일을 돌아봤습니다. 지금은 그 틈이 생기지 않습니다. AI가 일해줄수록 사람이 더 지치는 이유에서 적은 대로, 시작하는 수고가 줄면 멈출 이유도 같이 줄고, 쉬던 자리가 먼저 일로 채워집니다. 돌아볼 틈은 이제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야 생기는 것입니다.
틈이 사라진 것만이 아닙니다. 빨라졌다는 느낌도 믿을 것이 못 됩니다. 2025년 METR의 Measuring the Impact of Early-2025 AI on Experienced Open-Source Developer Productivity에서 숙련 개발자 열여섯 명은 AI를 쓰면 24퍼센트 빨라질 것이라 예상했고, 실제로는 19퍼센트 더 걸렸으며, 끝난 뒤에도 20퍼센트 빨라졌다고 믿었습니다. 속도조차 체감으로는 틀리는데, 방향이 맞는지를 체감으로 알 수는 없습니다. 만든 것과 숫자를 목표 옆에 놓고 봐야 압니다.
그래서 실행이 빨라질수록 보는 일은 저절로 줄고, 봐야 할 이유는 커집니다. 둘이 반대로 움직이니, 일정에 박아두지 않으면 안 보게 됩니다.
보는 자리가 평가 자리면 자주 볼 수 없습니다
회사가 목표를 1년에 두 번만 보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 두 번이 평가 절차의 일부라서입니다. 연초에 적고, 중간에 점검하고, 연말 달성률이 평가에 들어가고, 평가가 성과급을 정합니다. 제가 본 중간점검은 대개 두 가지를 물었습니다. 얼마나 했는가, 연말까지 될 것 같은가. 이 목표가 아직 맞는가는 묻지 않았습니다. 그 질문은 연초에 끝난 것으로 칩니다.
보는 자리가 평가 자리면 자주 볼수록 평가가 잦아지는 셈이라, 아무도 자주 보자고 하지 않습니다. 그 자리에서 "이 목표는 틀렸습니다"는 판단이 아니라 "못 했습니다"로 들립니다. 그래서 목표를 바꾸자는 말은 나오지 않고, 숫자를 좋게 보이게 만드는 일만 늘어납니다. 두 저자가 같은 글에서 100퍼센트를 채워야 보너스나 승진을 주는 구조가 야심을 눌러버린다고 적은 것과 같은 자리입니다.
자주 보려면 먼저 떼어야 합니다. 목표를 보는 자리와 사람을 평가하는 자리를. 목표 점수는 평가와 보상에서 떼어두고, 보는 자리에서는 숫자가 아니라 방향을 묻습니다. 이것이 되어야 2주마다 보자는 말이 2주마다 평가하자는 말로 들리지 않습니다.
하루, 2주, 분기에 질문 하나씩
목표는 분기에 한 번 세웁니다. 보는 것은 세 리듬입니다. 리듬마다 묻는 것이 하나씩 다르고, 한 자리에서 다른 자리의 질문을 하지 않습니다.
하루, 15분: 오늘 무엇이 막혀 있나. 할 일 목록이 아니라 막힌 것 하나입니다. 2023년 요즘IT가 쓴 토스에서 요즘 ‘애자일’하는 방법(feat. EoA)에 세 사람이 매일 아침 10시 30분에 화상으로 모이는 장면이 있습니다. 공유 시트에 각자 자기 문제의 병목을 적고, 서로 그 병목이 충분히 구체적인지 봐줍니다. "조직이 바뀌어 새 목표를 찾아야 한다"는 같은 문제라도 병목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상의할 사람이 없는 것이고, 어떤 사람에게는 어떤 지표가 성공의 지표인지 모르는 것입니다. 이 하루 자리가 필요해진 것은 AI 때문입니다. 실행이 하루 단위가 되면 막힘도 하루 단위로 생깁니다. AI가 밤새 만들어둔 것 앞에서 사람이 막히는 곳은 대개 만드는 데가 아니라, 이것을 어느 목표에 쓰는가입니다. 셋이서 해도 되고 혼자 적어도 됩니다. 이 자리에서 목표 이야기는 하지 않습니다. 막힌 것만 말합니다.
2주, 30분: 만든 것이 아직 목표에 닿아 있나. 목표는 나눠주는 것이 아니라 네 번의 대화로 만듭니다의 네 번째 대화입니다. 얼마나 했는가는 세지 않습니다. AI가 만든 양은 많아서 세도 뜻이 없고, 세기 시작하면 양을 늘리는 쪽으로 움직입니다. 보는 것은 셋입니다. 지표가 어디까지 왔는지, 2주 동안 무엇을 새로 알게 됐는지, 그리고 목표를 세울 때 적어둔 멈출 조건이 켜졌는지. 켜졌으면 여기서 바꿉니다. 바꾸는 결정은 이 자리의 일이고, 하루 자리의 일이 아닙니다.
분기, 세 시간: 다음에 무엇을 증명할 것인가. 세우는 비싼 일은 여기서만 합니다. 앞의 글의 처음 세 대화가 이 자리입니다. 지난 분기에 2주마다 적어둔 "새로 알게 된 것"이 여기서 다음 목표의 재료가 됩니다.
AI가 바꾼 것은 둘입니다. 하루 자리가 새로 필요해졌고, 2주 자리의 질문이 "얼마나"에서 "아직 닿아 있나"로 바뀌었습니다. 분기 자리는 그대로입니다.
하루에 네 편이 나온 날
이 사이트의 글이 그렇게 됐습니다. 한 편에 질문 하나씩 글을 쌓아가기로 하고 한 편씩 내던 9월 어느 날, AI와 같이 쓰니 하루에 네 편이 나왔습니다. 같은 날 셋을 지웠습니다. 숫자도 맞고 링크도 맞는 글이었는데, 연구를 옮겨 적은 자리에서 끝났습니다. 우리가 실제로 한 방식도, 읽고 나서 가져갈 틀도 없었습니다. 한 편씩 낼 때는 쓰는 동안 방향이 보였는데, 하루 네 편이 되자 보는 자리를 그날 따로 두지 않으면 틀린 글이 그 속도로 쌓였습니다.
그 뒤로 한 편마다 내기 전에 둘을 묻습니다. 우리가 실제로 한 것이 있는가. 읽은 사람이 오늘 할 수 있는 것이 있는가. 글을 쌓아간다는 목표는 그대로입니다. 바뀐 것은 보는 날이 분기에서 그날로 당겨진 것뿐입니다.
멈춤을 생각으로 읽는 것은 기계에게만
사람은 기계의 멈춤을 생각으로 읽습니다. 뉴욕대 탠던의 연구자들이 CHI 2026에 낸 The Impact of Response Latency and Task Type on Human-LLM Interaction and Perception에서 240명에게 챗봇의 답을 2초, 9초, 20초 뒤에 보여줬습니다. 답이 오기까지의 시간만 다르게 한 실험입니다. 2초 뒤에 받은 사람들이 그 답을 덜 사려 깊고 덜 유용하다고 평가했습니다. 기다린 시간을 생각한 시간으로 읽은 것입니다.
자기 일정의 멈춤은 그렇게 읽지 않습니다. 15분의 하루 자리는 회의 하나로, 30분의 2주 자리는 보고 하나로 읽힙니다. 그래서 달력에 먼저 박아둡니다. 멈춤을 생각으로 미리 정해두는 것입니다. MIT 슬론이 소개한 2025년 연구 Does generative AI actually enhance creativity in the workplace?에서 직원 250명을 AI를 쓰는 쪽과 안 쓰는 쪽으로 나눴을 때, 창의성 평가가 올라간 사람은 자기 접근을 세우고 점검하고 고치는 습관이 있던 사람뿐이었습니다. 그 습관이 없는 사람에게는 효과가 거의 없었습니다. 빨라진 실행은 멈춰서 보는 사람에게만 이득이 됩니다.
목표를 더 잘 세우는 법은 앞의 두 글에 적었습니다. 이 글은 그 다음입니다. 세운 목표를 언제 다시 보는가. 실행이 빨라진 만큼 그 날을 당기고, 하루와 2주와 분기에 서로 다른 질문 하나씩을 둡니다.
AI가 지금 만들고 있는 그것, 어느 목표에 닿아 있는지 오늘 말할 수 있습니까.